제사상을 준비할 때마다 헷갈리는 게 있습니다. 바로 ‘무엇을 올려야 하느냐’보다 ‘무엇을 올리면 안 되느냐’죠. 집안마다 전통과 방식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예로부터 피해야 할 음식들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음식의 종류 때문이 아니라, 의미나 상징, 모양에 따른 이유들이 깔려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건 복숭아입니다.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 과일로 여겨져서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게 전통입니다. 제사는 조상님을 모시는 자리인데, 귀신을 물리친다는 복숭아를 올리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뜻이죠. 요즘엔 과일 다양화로 올리는 집도 있긴 하지만, 전통을 따르는 쪽이라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그다음은 붉은 팥이 들어간 음식입니다. 팥도 마찬가지로 귀신을 쫓는 의미가 있다고 여겨져, 팥죽이나 팥떡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생일이나 동지 같은 특별한 날에 먹는 의미는 있지만, 조상을 기리는 자리엔 맞지 않는다고 봅니다.
젓갈류나 발효가 강한 음식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젓갈처럼 냄새가 강하거나 지나치게 짠 음식은 조심해야 하고, 김치도 마찬가지 이유로 올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마늘, 파, 고추처럼 향이 자극적인 재료가 들어간 음식은 ‘불경하다’고 여겨져 제사상에서는 멀리하는 재료입니다.
등푸른 생선이나 껍질 벗긴 생선도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고등어나 꽁치처럼 푸른색이 도는 생선은 제사상에 잘 올리지 않으며, 생선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통째로 구워 올리는 것이 예의로 여겨집니다. 머리나 꼬리가 없는 상태는 조상에 대한 불경으로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산 것에서 나온 음식도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계란, 닭, 오리 같은 재료로 만든 음식은 전통적인 제사상에서는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명의 상징이라거나 속된 것으로 여겨져 차례상엔 맞지 않는다고 보는 분들도 계세요.
물론 요즘은 가족 중심으로 간소화된 제사를 준비하면서, 집안마다 유연하게 해석하고 준비하는 분위기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금기는 알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조상을 정성껏 모시는 마음만은 변하지 않도록, 작은 부분이라도 신경 쓰면 더 좋은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