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정

대금 연주를 위한 기초 악보 읽기 방법은 무엇인가요?


대금은 소리 자체만으로도 마음을 울리는 악기인데, 막상 연주를 시작하려고 하면 첫 번째 벽은 악보 읽기에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서양식 오선보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대금 악보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알고 보면 꽤 단순하고 직관적인 구조입니다. 대금 연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악보는 정간보와 함께 한글이나 숫자보, 그리고 요즘은 간단한 오선보 표기까지 혼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간보는 네모 칸 안에 음과 리듬이 들어 있는 전통 악보입니다. 한 칸이 하나의 박자를 의미하고, 안에 들어가는 기호나 문자가 음 높이와 길이를 나타냅니다. 대금을 처음 접하신다면 정간보보다는 숫자보나 한글보가 더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숫자보는 주로 1부터 7까지의 숫자를 사용하는데, 이는 각각 음계를 의미하고, 옆에 붙는 점이나 줄로 길이와 높낮이를 표시합니다. 예를 들어 숫자 위에 점이 하나 찍히면 한 옥타브 위의 음을 의미하고, 밑에 점이 찍히면 아래 옥타브라는 식입니다.

한글보의 경우 ‘궁, 상, 중, 임, 무, 황’ 같은 전통 음명으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고, 전통 음악에 익숙한 분들에겐 직관적인 방식입니다. 다만 요즘은 교육용으로 숫자보가 더 많이 쓰이고 있어서 처음 배우시는 분들에겐 숫자보가 접근성이 좋습니다. 리듬은 숫자나 글자 옆에 붙는 기호들로 표현되는데, 예를 들어 '-'는 한 박자 늘리기, '.'는 짧게 끊기, '~'는 이어서 부르기 같은 방식으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대금은 율명만 읽는다고 끝나는 악기가 아닙니다. 기본 운지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숫자나 음에 해당하는 운지 구멍을 정확히 익혀야 제대로 된 음정이 나고,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반음이나 꾸밈음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악보를 읽을 때 단순히 ‘이건 3번 구멍을 열고 닫는다’가 아니라, ‘이 음은 어떤 감정으로 어떻게 표현하는가’까지 연결되는 게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민요나 동요처럼 구조가 단순하고 반복이 많은 곡부터 시작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천천히 숫자와 음을 연결해보고, 각 음에 맞는 운지를 반복 연습하다 보면 악보를 읽는 속도도 빨라지고, 곡 전체를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꾸준히 익히면 어느 순간 악보를 보면서도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시점이 오고, 그때부터는 대금의 진짜 매력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