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를 준비할 때마다 ‘뭘 올려야 하나’ 고민이 되곤 합니다. 매년 하는 일이라도 막상 차례상 앞에 서면 하나하나 다시 확인하게 되잖아요. 물론 지역이나 가정의 전통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정해진 틀 안에서 준비하면 어렵지 않게 제사상을 차릴 수 있습니다.
제사상은 보통 5열로 구성되며, 맨 앞줄부터 후식류, 탕, 구이·전, 나물과 밑반찬, 밥과 국·포·술 순으로 배열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음식은 밥과 국입니다. 밥은 고봉으로 정갈하게 담고, 국은 소고기 무국이나 미역국처럼 담백한 걸로 준비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건 상의 중앙, 조상님과 마주보는 위치에 놓습니다.
두 번째로는 나물과 밑반찬류가 있습니다. 흔히 3색 나물이라 해서 시금치, 도라지, 고사리 같은 재료를 사용합니다. 간은 너무 세지 않게, 기름은 많이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여기에 간장으로 양념한 콩자반이나 묵은지 대신 깔끔한 무생채 같은 것도 함께 올릴 수 있습니다.
전과 구이도 빠질 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동태전, 동그랑땡, 육전이 올라가고, 구이류로는 소고기 산적이나 조기구이, 갈치 같은 생선구이도 함께 올립니다. 생선은 머리를 왼쪽으로, 꼬리를 오른쪽으로 향하게 두는 게 전통적인 배열입니다.
탕류는 일반적으로 3가지를 올리는데, 보통 소고기 탕, 생선 탕, 닭이나 돼지고기 탕으로 구성됩니다. 각각 재료를 다르게 하여 고루 준비하면 좋고, 건더기가 너무 크지 않도록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게 포인트입니다.
마지막 줄에는 과일과 후식류가 올라갑니다. 사과, 배, 감, 밤, 대추 같은 단단하고 단정한 과일을 홀수 개로 준비하고, 곶감이나 약과, 유과 같은 전통 간식도 함께 올립니다. 과일은 단단한 것부터 부드러운 순으로 배열하고, 사과는 왼쪽, 배는 오른쪽 같은 식의 위치도 신경 써주면 더 좋습니다.
그 외에도 술과 포(건포류)는 꼭 빠지지 않는 요소입니다. 술은 보통 정종을 사용하고, 2~3번에 걸쳐 올립니다. 포는 생선포나 육포를 작게 잘라 정갈하게 배열하는 방식으로 준비합니다.
제사상은 단지 음식을 차리는 자리가 아니라, 조상에 대한 예를 표현하는 마음이 담긴 자리입니다. 그래서 맛보다도 정성과 예의, 그리고 깔끔함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곤 합니다. 기본을 알고 준비한다면 매년 더 마음이 담긴 상을 차릴 수 있을 거예요.
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