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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정

명자나무 열매의 식용 여부와 전통적으로 활용된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봄철에 담장을 따라 붉은빛 꽃을 피우는 명자나무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식물입니다. 그런데 이 명자나무에서 열리는 열매가 사실 예전부터 사람들에게 조금은 특별한 존재였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겉보기에는 작은 사과처럼 생겼지만, 그냥 따서 먹기엔 조금 망설여지는 생김새죠.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이거 먹어도 되나?” 하고 궁금해하십니다.

명자나무 열매는 식용이 가능합니다. 단, 그냥 생으로 먹기보다는 손질과 가공을 거쳐야 하는 과일이에요. 생열매는 떫고 신맛이 강해서 바로 입에 넣으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는 이 열매를 주로 술이나 효소, 또는 약재로 활용해왔습니다.

옛날 어르신들은 명자나무 열매를 따서 깨끗이 씻은 다음, 설탕이나 꿀에 절여 효소로 담가두곤 했어요. 6개월에서 1년 정도 숙성시키면 특유의 신맛이 부드러워지고, 속을 편하게 해주는 음료로 마실 수 있었습니다. 피곤할 때 한 컵 마시면 시큼한 향이 입안에 퍼지며 기운이 나는 기분도 들고요. 특히 소화가 잘 안 되는 날엔 명자나무 효소를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명자주입니다. 담금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재료죠. 열매를 깨끗이 말린 다음 소주에 담가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진한 황금빛 술이 우러납니다. 은은한 향과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어우러져서, 소화 후에 소량 즐기는 술로도 괜찮습니다. 물론 과음은 금물이겠지만요.

약재로도 활용됐던 기록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명자나무 열매는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소화 기능을 도와주는 데 좋다고 전해졌습니다. 민간에서는 설사나 소화불량이 있을 때 달여서 마시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런 민간요법은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판단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명자나무 열매는 식용이 가능하지만 생으로 먹기보다는 가공해서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자연 속에서 얻는 먹을거리일수록 손질과 기다림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빨간 작은 열매가 눈에 띈다면, 그냥 스쳐 지나치지 말고 잠깐 멈춰서 바라보세요. 예쁘기만 한 줄 알았던 나무가, 알고 보면 속 깊은 지혜를 품고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