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네 마트 채소 코너에서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평소엔 그냥 익숙한 새송이 한 봉지만 집어 들고 나오던 길이었는데, 옆자리에 처음 보는 갈색 버섯이 가지런히 놓여 있더라고요. 이름표를 들여다보니 백만송이버섯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비슷한 이름인데 한 번도 사 본 적이 없었거든요. 결국 그 자리에서 휴대폰을 꺼내서 한참 검색을 했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버섯이 이렇게나 종류가 많고, 영양 성분도 다 다르다는 걸 그제야 다시 떠올렸지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식용 버섯은 양송이, 표고, 느타리, 팽이, 새송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이 다섯 가지가 세계 시장에서도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니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마주치는 얼굴들이 곧 세계의 식탁을 책임지는 셈입니다. 같은 진균류라도 자라는 방식과 모양, 향, 식감이 모두 달라서 요리에 따라 어울리는 버섯이 따로 있어요. 처음 보는 버섯이라도 큰 그룹 다섯 가지만 머릿속에 두고 있으면 장 볼 때 훨씬 수월하답니다.
먼저 표고버섯은 가장 친숙한 얼굴이지요. 갓이 두툼하고 향이 강해서 국이나 찌개에 넣으면 깊은 감칠맛을 냅니다. 100g 기준으로 칼륨이 약 180mg 정도 들어 있는데, 칼륨은 몸속에 쌓인 나트륨을 밖으로 빼주는 역할을 해요. 짜게 먹는 식습관이 익숙한 우리나라 식단에는 꽤 잘 어울리는 영양 성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생표고는 향이 부드럽고 건표고는 감칠맛이 진한 편이라, 같은 표고라도 어떤 형태로 쓰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지거든요.
느타리버섯은 가격이 저렴해서 국민버섯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많은데요. 100g당 식이섬유가 약 3.88g 들어 있어서 다이어트 식단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결대로 잘 찢어지는 식감이 매력이라 나물로 무치거나 잡채에 넣어도 잘 어울리고요. 살짝 데치기만 해도 부드러워져서 입 안에서 부담 없이 넘어가는 편이에요. 칼로리도 100g당 20kcal 안팎으로 낮으니까 덮밥이나 볶음 요리에 부피감을 더하는 용도로도 좋습니다.
양송이버섯은 흰색 갓의 동그란 모양이 특징인데, 사실 한국이 세계적인 양송이 수출국이라는 점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유럽에서 재배가 시작된 뒤 미국과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국내 생산량이 해외 시장에 출하될 정도라고 합니다. 인 함량이 다른 버섯에 비해 높은 편이라 100g 기준으로 약 102mg 정도가 들어 있고, 인은 뼈와 치아 구성에 관여하는 미네랄이지요. 슬라이스해서 크림 파스타나 스튜에 넣으면 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잘 어울립니다.
새송이버섯과 팽이버섯은 식감이 정반대인 한 쌍이에요. 새송이는 굵고 쫄깃해서 두툼하게 썰어 구워 먹으면 고기 같은 식감이 나고요. 팽이는 가늘고 긴 줄기가 한데 묶여서 자라는데 전골이나 샤브샤브에 넣으면 국물을 흠뻑 머금어 부드럽게 풀어집니다. 팽이버섯은 비교적 가격이 싸고 보관도 오래 되는 편이라 냉장고에 늘 한 봉지씩 넣어두는 분들도 많지요. 다만 팽이는 생식보다 가열 조리해서 드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버섯이 건강식으로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베타글루칸이라는 다당류 식이섬유 덕분입니다. 면역 관련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성분인데 표고, 느타리, 양송이 모두 어느 정도씩은 함유하고 있어요. 여기에 비타민 D, 비타민 B군, 셀레늄, 칼륨 같은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어서 칼로리는 낮지만 영양 밀도는 꽤 높은 편이지요. 햇빛을 본 버섯은 비타민 D가 더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사용하기 전에 30분쯤 햇볕에 둬보시는 분들도 계세요.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니지만 손해는 아니니까요.
마지막으로 식용 버섯을 고를 때 기준이 되는 포인트 몇 가지를 짚어 두면, 갓이 갈라지지 않고 단단한지, 줄기 단면이 마르지 않았는지, 표면에 물기가 끈적하게 배어 있지 않은지 정도를 보시면 됩니다. 보관은 냉장 3-5일 정도가 한계라 미리 데쳐 소분 냉동해두면 두 달 정도는 활용할 수 있어요. 종류만 알아도 식단의 폭이 한층 넓어지는 게 버섯의 매력이지요. 다음 장보기 때는 평소 사 보지 않던 버섯 한 봉지를 골라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