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전쟁 영화를 연속으로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라는 제목 때문에 이 영화가 미국적인 열정을 자극하는 작품인가 싶어서 망설였지만, 실제로 보니 그런 면모를 가진 영화였습니다. 파병과 전쟁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약간의 반복적인 느낌이 있어 가끔은 지루함을 느꼈지만, 이 영화는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 동료들 사이의 심리적인 측면을 엿볼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주인공은 애국심에 충만해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고, 탁월한 스나이퍼 실력으로 1키로미터 이상 떨어진 적을 한 번에 저격할 수 있는 미군의 전설적인 저격수로 이름을 떨치게 됩니다. 첫 파병에서 적을 사살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가책을 느끼게 되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동안 아군을 보호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 적군과 맞서 총을 겨루는 것과는 달리, 상대방이 내가 조준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게임을 하는 듯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다른 느낌일 것입니다. 마음의 가책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격수는 혼자서 상대방의 생명을 빼앗을지를 결정합니다. 때때로 총격 전에 상급부에게 의사결정을 묻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현장의 판단에 따르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빠르고 정확한 순간의 판단을 위해 매우 집중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 걸까요...
주인공은 동료들을 보호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파병을 나가게 됩니다. 가족이 있지만 그의 마음은 항상 전장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는 마치 깊은 상처를 입은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전장을 벗어나면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마치 전쟁 중독에 걸린 것 같은 상태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전쟁 역시 중독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서운 면도 있지만, 동시에 큰 자부심과 짜릿한 희열도 전장에서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속으로 두 편의 전쟁 영화를 보면서 이를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정말로 전쟁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영화에 7점을 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