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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정

꽃잔디 색깔을 선명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꽃잔디는 봄이 되면 잔디처럼 낮게 퍼져서 온 땅을 덮는 듯 피어나는 게 참 예쁩니다. 분홍, 하양, 보라빛이 층층이 어우러져 있으면 작은 정원 하나가 작품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런데 어느 순간 꽃이 흐릿해 보이고, 색감이 탁해졌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꽃이 피는 조건부터 다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햇빛입니다. 꽃잔디는 양지 식물이라 하루 6시간 이상 햇볕을 받아야 색이 또렷하게 유지됩니다. 반그늘에서도 자라기는 하지만, 그럴 경우 꽃이 적게 피거나 색이 연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해가 잘 드는 곳일수록 선명한 색감이 오래갑니다.

다음으로는 토양입니다. 배수가 잘 되면서도 영양이 적당히 있는 흙이 좋습니다. 물빠짐이 나쁘면 뿌리가 썩기 쉽고, 뿌리가 손상되면 꽃 색이 흐릿해지거나 잎만 무성해질 수 있어요. 퇴비는 너무 많이 주지 않는 게 좋고, 봄철에 한 번 정도만 알맞게 거름을 주는 걸 추천드립니다. 영양過다하면 오히려 잎만 커지고 꽃은 힘을 잃습니다.

물 주는 방식도 중요합니다. 꽃잔디는 건조에 꽤 강한 편이지만, 꽃이 한창일 때 너무 가물면 색이 바래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물을 자주 주면 뿌리가 상해서 색이 탁해지죠. 비가 온 후가 아니라면, 흙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침 시간에 흙이 촉촉해질 만큼만 물을 주세요.

꽃이 지고 나서도 관리를 해주는 게 색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꽃이 다 진 뒤엔 씨앗을 맺기 시작하는데, 이걸 방치하면 식물의 에너지가 씨앗 쪽으로 가면서 다음 해 개화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꽃이 지기 시작할 무렵엔 꽃대를 잘라주는 게 좋아요. 그러면 에너지가 뿌리와 잎 쪽으로 가고, 다음 해에 더 선명한 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봄 햇살 아래 활짝 핀 꽃잔디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그 선명함은 생각보다 섬세한 조건에서 나옵니다. 꽃의 색이란 결국 식물이 얼마나 잘 지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 같기도 해요. 햇살, 물, 흙, 그리고 적당한 손길만 있다면 매년 그 화사함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